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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비엔나인가? 임팩트허브(IMPACT HUB) : 유채원의 오스트리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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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중인 당신에게 꼭 가보라고 추천해주고 싶은 장소가 있습니다. 바로, 그 나라의 ‘임팩트허브‘(IMPACT HUB)입니다. 임팩트허브는 스타트업을 위한 공동 업무 공간, 멤버들 간의 네트워킹을 촉진하는 호스트 서비스, 협업과 창업 활동에 도움이 되는 각종 이벤트를 제공하는 공간입니다. 특히 사회를 혁신하는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창업가 간의 긴밀한 네트워킹을 바탕으로 서로 돕는 문화가 발달되어 있습니다. 현재에는 전 세계 6대륙에 걸쳐 45개의 허브가 있으며, 7000명 이상의 멤버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임팩트허브는 2005년 조나단 로빈슨에 의해 런던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해외여행을 왔는데 굳이 또 스타트업이 있는 곳에 가야 하나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필자 역시, 비엔나 2박 3일 여행 중에 임팩트허브에서 일하는 창업가와 약속을 잡고 나서도 꼭 가야 하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방문 후, 오히려 박물관이나 관광지를 통해 체험하는 그 나라보다도 임팩트허브가 그 나라의 성격과 문화를 한 공간 안에 잘 보여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나라 창업가들과 스타트업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쉽게 현지인 친구를 사귀고, 우리나라처럼 조금씩 커나가고 있는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습니다. 오늘은 이스라엘 스타트업 대신 임팩트허브를 통해 오스트리아 스타트업 현황을 잠시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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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스타트업 현황

오스트리안스타트업에서 제공한 스타트업지도에서는 오스트리아 뿐만 아니라 주변 동유럽, 중부유럽 국가들의 스타트업 현황을 자세하게 보여줍니다. 간단하게 세 가지로 인사이트로 정리해보면 첫째, 현재 오스트리아에는 445개의 스타트업이 있으며 그 중 68%가 모두 비엔나에 위치합니다. 둘째, 2000년 이래 2012년까지 총 36개의 스타트업이 엑싯(EXIT)을 했으며, 그 중 대표적인 스타트업은 아다픽스(Adaffix), 투팔로(Tupalo) 등이 있습니다. 셋째, 여러 국가가 밀집해 유럽 지역의 특수성에 따라 오스트리아의 스타트업 생태계는 동유럽, 중부유럽의 스타트업 생태계와 떼놓고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특히 유로존 협정을 맺은 나라 간에는 화폐, 이동 면에서 더 자유롭기 때문에 오스트리아 내에서도 폴란드, 루마니아 출신 창업가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워낙 다양한 국가가 포진한 가운데 스타트업의 서비스나 의사소통은 영어로 이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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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필자가 임팩트허브에서 직접 보고 들은 오스트리아 스타트업 이야기를 세 가지로 정리해 본 것입니다. 

1. 중부유럽, 동유럽 스타트업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인벤처스(InVen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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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나 임팩트허브에서 인벤처스의 CEO인 안드레이 간델(Ondrej Gandel)을 만났습니다. 인벤처스는 중부유럽, 동유럽(CEE, Central and Eastern Europe)의 스타트업을 소개하는 테크블로그입니다. 인벤처스에서 다루는 스타트업의 기준은 동유럽, 중부유럽에 위치해 있어야 하며, 마일스톤을 달성해야 하고 사회에 가치를 더하는 서비스여야 합니다. 테크블로그로서 인벤처스는 피칭이나 사업 소개만 중시하지 않고 창업가들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좋은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시간과 노력이 다른 서비스와의 진정한 차이를 보여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가령 연쇄창업가의 경우 창업을 하면서 겪어야 했던 힘들었던 과정과 극복을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자세하게 소개합니다. 

투자를 할 때 보면 사실 서류에 적힌 회사 정보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창업가와 그 팀입니다. 때문에 다른 객관적 사실만으로 알 수 없는 창업가의 성격이나 경험을 담아내고 싶었어요. 진솔한 창업가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너무 개인적이지 않으면서도, 독자를 정말 몰입하게 하는 좋은 스토리텔링을 하는 것이 인벤처스의 비전입니다.

2. 비엔나 스타일 임팩트허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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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나라의 임팩트허브를 비교하는 것은 상당히 즐거운 일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텔아비브 허브와 오스트리아 허브를 비교할 수 있었는데, 텔아비브 허브의 경우는 매우 실용적이고 스타트업을 위한 공간임을 알려주는 단순한 느낌이었다면 비엔나의 허브의 경우에는 장식적이고 고급스러운 느낌이어서 오스트리아 문화의 자존심이 느껴졌습니다. 임팩트허브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코트룸과 카페가 보입니다. 업무공간의 머리 위에는 샹들리에가 걸려있었고, 테이블 위에는 분홍색 장미가 생화로 꽂혀있어 여기가 정말 스타트업을 위한 공간이 맞는 건지, 근사한 카페인 건지 의아할 정도입니다. 임팩트허브에서 일하고 있던 사람들 역시 마치 누군가를 만나러 온 것 같은 옷차림들이었습니다. 다만 노트북에 빠져든 그 모습이 영락없는 스타트업 직원임을 알려주었습니다. 작업 중인 노트북 옆에는 꼭 맥주병이 하나씩 자리하고 있었고, 자녀를 데려온 사람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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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저녁, 임팩트허브에 등록된 스타트업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창의적인 문제해결 과정’을 주제로 한 밋업이 있었습니다. 루마니아 출신 스타트업 컨설턴트인 산드라 지테스쿠(Sandra Ghitescu)는 한 사람이 문제에 직면했을 때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나갈 것인가에 대해 설명했는데, 쉬운 설명을 위해 이 추상적인 개념을 도식화한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창의적인 문제해결 과정’은 다음의 네 단계를 거칩니다. 

첫째, 다른 관점에서 문제를 분석하라.

둘째, 수집한 정보를 기반으로 아이디어를 내라.

셋째, 그 아이디어를 발전시켜라.

넷째, 그 아이디어를 실행하기 위한 창의적인 방법들을 고안해라. 이 과정에서 리스크를 분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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밋업 후에 산드라 지테스쿠(Sandra Ghitescu)를 만나 ‘창의력’이라는 다소 추상적인 개념에 대한 그녀의 생각이 궁금해 이것저것 물어보았습니다. 산드라는 루마니아 출신으로 스타트업 컨설턴트이자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데, 루마니아에서 스타트업을 하는 것보다 오스트리아가 더 흥미로운 면이 있어서 이쪽에서 살고있는 중이라고 했습니다. 산드라와의 대화 중 인상깊었던 대목을 그 당시 메모했던대로 여기 옮겨 적었습니다. 

에바 : 산드라, 창의력은 어디서 나온다고 생각해요? 

산드라 : Play! 노는 거죠. 자 생각해보면 우리 주변의 모든 게 다 게임이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회사는 돈을 벌기 위한 게임이고, 사회적 기업은 사회에 보탬이 되면서 돈도 버는 게임이죠.

에바 : 음 그래요. 좋지요… 그런데요, 제가 하는 일을 ‘논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너무 가벼워질 것 같아요. 아닌가요?

산드라 : 아니, 우리가 언제부터 ‘논다’는 것은 ‘진지하지 않다.’ ‘가볍다.’ 의 동의어가 되었죠? 7살짜리 애가 블럭으로 성을 쌓을 때를 보세요. 정말 진지합니다. 우리는 아이들이 노는 것을 보고 배워야 합니다. 아이들은 그게 남들이 시덥잖은 놀이로 보든 상관없이 그 순간에 집중하면서 즐거움을 만끽합니다. 무언가에 집중할 때의 순간을 즐기는 것은 무척 중요하며, 그 이유로 저는 어릴 때 아이들이 놀이에 몰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에바 : 하지만, 사무실에 앉아있으면서 정말 일을 즐기면서 할 수 있을까요?

산드라: 자, 개인에게 맡겨진 임무에서 중요한 것은 ‘가치’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저는 프리랜서입니다. 제가 해야 하는 일의 퀄리티만 좋다면 상사는 저를 굳이 사무실에 9시부터 6시까지 앉혀둘 필요가 없지요. 저의 ‘가치’를 전달하는 한 바다에서 일을 하든 다른 나라에서 일하든 상관없다는 것입니다. 만약 자신이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을 중시한다면 사무실에서 일하면 되지요. 

해외여행을 할 때 꼭 해보는 것이 있으신가요? 저의 경우는 현지인과 대화하는 것입니다. 관광지를 통해 어렴풋이 느끼는 그 나라의 문화보다 현지인이 생각하는 그 나라의 좋은 점, 나쁜 점을 들을 때 더 실제감 있는 한 나라를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스라엘 스타트업 인터뷰기를 시작한 것이 스타트업과 유대인에 대한 호기심이었듯, 이번 오스트리아 임팩트허브 방문기 역시 오스트리아 스타트업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실은 인터뷰기라고 제목을 붙이기 죄송할만큼 비격식적인 방문이었습니다. 다만 임팩트허브가 현지인과의 대화의 장소로서 안성맞춤이었던 것은, 어쩌면 스타트업이 그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기는 것이고, 임팩트허브는 그렇게 사회를 혁신하려는 스타트업이 모이는 장소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반대 역시 가능합니다. 개인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임팩트허브에 방문하는 것입니다. 다른 나라의 창업가들을 만나면서 본인의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을지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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